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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그림이다

그림 공부를 하던 중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삶은 그림이다.”

그림에는 답이 없다. 꼭 일정 수준까지 그려야만 그림이다라는 제한이 없고, 어떤 정형화된 방법을 써서 그려야만 그림인 것도 아니며, 끝을 맺는 것도 그리는 사람 마음이다. 아무것도 그리지 않고도 다 그렸다고 끝내면 그것이 곧 그림이다. 그것이 마치 삶의 모습과 같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 그은 한 획은 완전히 지울 수 없다. 아무리 지우려 해도 그 흔적은 남는다. 연필로 그은 선을 지우개로 지운다지만 연하게 긋지 않는 이상 그은 자국이라도 남는다. 하지만 삶은 더 매정하다. 과거는 아무리 지우려 해도 지울 수 없다. 물감으로 덧칠하듯 가릴 순 있어도 지울 순 없다. 적어도 나는 나의 과거를 안다.

우리가 현재를 살아가는 모습이 마치 그림을 그리기 위해 도화지 위에 그 끝이 닿은 붓과 같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모든 행위는 시간이라는 도화지에 그대로 남는다. 내가 생각하고 말하고 행하는 모든 것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내 삶이라는 그림 속에 남는다.

결국 삶을 산다는 것은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다. 어떤 그림이냐. ‘나’라는 붓으로 ‘시간’이라는 도화지에 그리는 그림이다. 그래서 삶은 예술의 자세로 살아야 한다. 매 순간을 그림의 완성을 좌우하는 한 획으로 생각하며 지극정성을 들이며 살아야 한다. 그래야만이 내가 원하던, 그리고 싶던 그림을 내 삶 속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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