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화폐전쟁
납득할 수 없는 현상을 발견하면 그 원인이 궁금하다. 하지만 만약 그 원인을 알 수 없다면 어떨까. 1. 이내 그냥 억지로 납득해 버리거나, 2. 상상력을 최대한 발휘하며 무대의 뒤를 상상할 것이다. 더 적극적인 사람은 그 것을 직접 케내어 증명할 것이다. 어쨋거나, 납득할 수 없는 현상이 불투명성을 만나면 각종 음모론이 나타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만약 누군가가 그 것에 대해 해명하지 않고 다양한 기술과 책략으로 덮으려고 한다면, 그런 음모론은 물 만난 물감처럼 더 빠르고 진하게 퍼져나간다.
우리는 자유를 열망하고 권력은 그 바탕이다. 사람이 권력에 대한 욕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권력에는 내적/외적 2종류가 있는데, 내적 권력은 자신을 자유 자재로 컨트롤 할 수 있는 힘이고, 외적 권력은 외적 요인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 책은 하나의 음모론이다. 납득할 수 없는 역사적 사건과 현재의 현실에 대한 음모론이다. 누구를 음모할까. 바로 외적 권력을 극단으로까지 추구하는 사람들이다. 쑹홍빙은 이 시대 최대의 부자라고 불리는 빌게이츠, 워렌 버핏보다 몇 백 배의 재산을 보유하고도 일반인에겐 생소한 이름의 사람들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1차 세계 대전, 2차 세계 대전, 미국의 남북 전쟁의 배후에는 그들의 이익이 깊게 관여되어 있다. 심지어 암살된 미국의 대통령들의 배후도 그들이었다. 그들이 꼭두각시 역할을 하지 않고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하지 않아서 암살했다는 것이다
돈의 역사를 알면 세계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고 한다. 공감한다. 돈의 역사는 권력의 역사이고, 외적이든 내적이든 권력을 가진 자들이 세상의 흐름을 주도한다. 외적 권력은 강제하고 내적 권력은 자율적으로 따르게 되는 차이랄까, 어쨌든 그들을 중심으로 세계가 흐른다.
하지만 외적 권력은 외적 요인을 힘으로 강제해야 유지될 수 있다. 그래서 때로는 피도 눈물도 없이 잔인해져야 한다. 그리고 그들은 정말 잔인했다. 전쟁을 일으키고, 죄없는 국민을 위한 대통령들을 암살하고, 수많은 국민들이 피땀흘려 저축한 돈을 단숨에 약탈해 가고, 그러고도 더 큰 돈과 권력을 가져다 줄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의 이름조차 모르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아이러니일까.
외적 권력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그것을 유지하기 위한 쳇바퀴를 굴리다 보면 눈덩이 처럼 커져 언제부턴가 더이상 컨트롤할 수가 없다. 하지만 그들을 보면 무서울 정도로 잘 굴려 왔다. 후손에 후손에 이르기까지 말이다. 그리고 그들은 이제 누구도 터치할 수 없는 절대 권력에까지 도달하려고 한다. 그들은 그것을 노리고 있다. 그리고 그럴 힘이 있다. 이는 정말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음모론은 음모론일 뿐이다. 하지만 분명 그 안엔 우리가 보지 못한 통찰과 식견이 담겨 있다. 난 이 책의 내용을 거의 기정 사실이라고 본다. 대통령 암살, FTA, IMF, 기라성처럼 많아진 각종 보험과 관련 회사들, 요즘 특히 많이 보이는 금융업계에 대한 경고와 위기를 알리려는 책들, 50%를 육박하는 미국/영국등의 국가의 채무 등이 이 책의 음모를 탄탄히 뒷받침해 준다.
물론 내가 현실을 올바로 보고 있다고 확신할 순 없지만, 그래도 지금 현상을 이렇게 잘 설명해주는 이론을 보지 못했다. 현상에 대한 대비는 분명히 필요하다. 이 책은 최악을 말하고 있지만, 최악을 대비해서 손해 볼 것은 없으니까 말이다.
경제의 경자도 모르는 내가 이렇게 몰입감있고 쉽게 경제에 대한 음모론을 읽었다는 것이 놀랍다. 왠만한 소설보다 재미있게 읽었으니 말이다.